Encouragement Mar 9, 2009

'99년 5월 전역하자마자, 부랴부랴 준비해 연주회에 올렸던 곡이다.

Sor의 곡 답게 기교가 많은 곡이며, first와 second의 주고 받는 부분들과 마지막 변주에서의 빠른 스케일이 압권이다.

기억에 남는 것이 높은 '미'가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었는 데, 그만 '레#'으로 쳐서 얼굴을 붉혔던 기억이 아직도 남아있다. 사실 그때 우리에게 있어, 연주회의 의미는 얼마나 멋지게 연주를 하느냐는 것은 개 개인의 욕심일 뿐, 더 중요했던 것은 연주자 한 사람 한사람으로 이루어진 합주단과 동아리 회원들간의 친목도모였다.

합주연습이나 중주 연습이 끝나고 나면 언제나 학교 앞, 술집에 모여앉아 재미있게, 유익하게 보냈던 시간들이 아직도 내겐 너무 소중하다.

그날 있었던 연습얘기부터 시작해서 음악얘기, 학업 얘기, 다시 동아리 얘기, 임원단 얘기, 또 동아리 얘기, 동아리 선배 얘기, 다시 동아리 얘기, 동아리에서 좋아하는 친구 얘기
, 또 동아리 얘기.. 이야기에 묻혀 묻혀...하다하다 차 다 끊기고, 돈 떨어지고.... 가까운 선배들한테 SOS해서 얹혀 자고..

지금 어려운 시기에 이런 모습을 후배들에게 바라는 것은 선배들의 욕심일 뿐이겠지만,
이런 경험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그렇지 못한 사람을 볼때에 가슴에서 끌어나오는
열정을 느낄수가 없어 가끔은 답답하기 그지 없다.

그때 그렇게 공부안하고 이야기에 묻혔던 그 친구들, 그 선배들, 그 후배들 다들 잘 살고 있는 것을 보면 우리가 그렇게 쓸데없이 등록금을 갖다 버린 것은 아닌 것 같다.

이미 다 지난가버린 기억이 나이 먹은 아저씨의 쓸데없는 감성을 또 자극하는 구나.
눈물나기 전에 얼른 오늘 하루 마무리하고 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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