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삼성에서의 마지막 날이었다.
마지막 날은 평소보다 더 분주한 하루였다.
갑작스런 퇴직일자 결정과 추석 연휴등으로 인하여,
제대로된 인사도 드리지 못하고 나오게 되어 아쉬운 마음이 크다.
그 동안 사용했던 장비들을 정리하고, 항상 뒷주머니에 꼽아 놓고 다니던
값비싸고 무거운 사원증을 반납하고, Gate를 빠져 나오는 기분이 좋지 않다.
삼성에 입사한 것은 2006년이었다. 난 그곳에서 Linux를 알게 되었으며,
상당히 일을 즐기는 편에 속했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사업부를 이동하며,
다양한 경험들을 했으며, 훌륭한 많은 동료들을 만났다.
그들이 많이 그리울 것이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주위 동료들이 오픈소스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호의를 가지는 모습들을 최근 많이 볼수 있었다는 것이다.
조만간 그들을 메일링 리스트에서 볼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며 그들과의 그곳에서의
조우는 색다른 느낌일 것으로 기대한다.
다음달부터는 Redhat에서 KVM 관련하여 Linux kernel 일을 하게 된다.
그러므로 kernel 일을 한다는 것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큰 변화는 없다.
또 다른 훌륭한 동료들과 재밌는 일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에 난 지금
매우 흥분되는 반면, 여유있게 커피한잔하며 소소한 얘기들을 나눌 동료가 없다는
것이 매우 아쉽기도 하다.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다고 하지 않던가.
여러 감정들이 교차하는 하루였다. 하지만 확실한 것 하나는 난 바른 길을
가고 있다고 믿고 있다는 것.
정든 회사를 떠나며 Sep 15, 2011
오랜만의 포스팅 Feb 8, 2011
블로깅은 정말 오랜만이다.
블로깅을 잘 못하게 된 시점이 공교롭게 일하는 곳을 옮긴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으로
몇몇분들은 예상되로 리눅스와 영원히 안녕하게 된 것이 아니냐고 묻는 분도 계셨다. :)
결코 그렇지는 않다. 일하는 곳이 워낙에 유별난 곳이라 뭔가를 떠든다는 것이 조심스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사실 블로깅을 잘 못하기 시작한 시기는 필연적으로 아들이 제대로 뛰기 시작하며 엄마를
괴롭히기 시작하는 시점과 일치한다. 여느 평범한 가정의 가장이 그러하듯이 barrios 또한
일찍 퇴근하여 아들과 놀아주지 않고 컴퓨터에 앞에 붙어 있게 되면 어디선가 따가운 시선이
간담을 서늘케 하기 때문이다. 잠시 짬을 내서 컴퓨터 앞에 앉으면, 쏜살 같이 달려와 나보다
먼저 컴퓨터 앞에 앉아 키보드와 마우스를 뚜드려 대는 아들녀석 때문에 아들이 잠들기 전까진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모든 부모들이 이해할만한 시나리오이다. (지금도 1시간 여만에 재우고
나와 블로깅을 한다. :( )
그러므로 어쩔 수 없이 나의 여가시간의 재분배가 필요했다.
즉, 다소 블로깅은 우선순위가 낮은 task였다. 무엇보다 우선순위가 낮아진 시간은 독서이다.
거의 1년간 어떤 서적도 보지 못했다. "1년에 책 1권도 안 읽는다" 성인 35%에 들어가 버리고
만 것이다. 내가 이런소리를 하면 주윗 분들이 "평소에 그렇게 책을 많이 읽었어?" 하실지도 몰라서
첨언한다. barrios가 주로 읽는 서적들은 전공서적들이었다. 교양없는 barrios :(
언제나 그렇듯 연초 계획은 책을 좀 보자라고 하고 싶었는데, 올 해는 것 보다는 책을 좀 쓰자로
바뀌었었는데 역시나 오래가지 허덕이고 있다. 쓰고 싶은 책도 역시나 전공에 관한 것이다. :)
사실, barrios는 몇 년전부터 많은 시도들을 했었다. 알고 있는 내용들을 어떻게 정리를 해야
잘 하는 것인지. 다양한 툴과 형식을 사용하여 시도해보았다.
Wiki, MS office, excel, flow chart, springnote, google doc, latex
결국 남은 건 많은 문서들이 여러가지 형태로 파편화되어 있고 다양한 형태로 정리되어 있다.
그래도 가장 좋았던 것은 wiki였다. 아직도 이 고민은 진행형이다. 어떤 형태로 지식을 정리해야
효율적으로 정리할 수 있을지는..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계신분들의 많은 조언 좀...
블로깅은 사실 몇번 시도를 했었다. 하지만 publish하지 못했다. 다소 감정적인 것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지금 여기 이곳에 draft 형태로 남아 있는 글들이 서너개 되는 것 같다. 예전과 같이
주로 술을 먹고 썼던 글들인데 요즘은 술에 취하면 피곤해서 자기 바쁘다. 모두 아들 덕택이다.
기술적인 내용들은 블로깅보다는 위에서 얘기했던 다양한 곳에 writing을 했었는데 지금 쳐다도
보지 않는 글이 되어버렸다.
그 동안 Linux VM에도 재밌는 일들이 많이 있었다. 그런 일들을 그때 그때 공유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지만 현재 여건상 어찌하기 어렵다.(예전에 회사에 처음 입사 하였을 때는 한달에
한번씩 커널의 새로운 기능들을 소개하는 newspaper를 만들어 배포한적이 있었다.
그런 일을 하자고 제안했던 분이나 그러한 일을 할 수 있게 허락하신 분 또한
요즘 생각하면 대단한 용기라고 생각한다. 당장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닌..)
여하튼 올 한해는 다시 블로깅을 다시 활성화 해보려고 한다. 혹시나 아직 이곳을 찾고 계신 분들이
계시다면 화이팅 좀 부탁. :)
최근, 올해 LSF/MM summit의 초청장을 받았다. 그 summit은 Linux kernel의 Storage, File system,
Memory management의 개발자들이 참여하여 Linux의 현안과 향후 발전방향, 개발계획등에
논의하는 exclusive, invitation-only summit이다. 원래는 Storage와 File system 개발자들이 함께하고
Memory management는 또 따로 summit을 해왔었는데, file system과 VM의 dependency가 커지며 함께
cross-session을 갖자는 목소리가 나와 작년부터 함께 열리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core 개발자들이 paid developer로 Linux 관련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그들은
당장 자신의 회사 이익을 위해 Linux kernel에 기능들을 구현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다양한 재밌는
안건들을 가지고 있다. 이번 summit에서는 주로 memcg 얘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memcg안에는 또 다양한
subtopic들이 있다. 또한 최근 barrios의 관심을 끌고 있는 IO throttling 또한 얘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쉬운 것은 최근 barrios가 storage/file system session에서 의견 교환하고 싶은 부분들이
많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아직 지식이 충분치 않아 얘기를 꺼내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summit 자체가
core developer들이 모이는 자리이기 때문에 섣부른 지식으로 공개석상에서 이렇다 저렇다 얘기하기가
힘들 것 같기 때문이다. 내년 이맘때쯤은 barrios가 memory management 뿐만이 아니라 storage 쪽에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기를 희망한다. 하지만 가난한 barrios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travel budget이다.
과연 회사가 나를 그곳에 보내줄 것이냐이다. 잘 아는 것 처럼 barrios가 일하는 곳은 Open Source와
정반대 위치하고 있으며, Host에서 모 하는 것을 결코 좋아하지 않는 곳이다.(firmware로 대동단결)
이런 곳에서 그러한 summit의 가치를 설명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혹시나 가난한
barrios의 travel budget을 해결해줄 고마운 sponsor가 있다면 소개부탁드린다. Sponsor에게 돌아가는
것이 모냐고 물으신다면.... 음.... 다녀와서 재밌는 얘기들을 해드리겠다고... 정도. 기념품도
사다드리겠다고.. 펭귄 박힌 T 셔츠로.
언제나 그렇듯 머릿속에 생각나는 것들을 두서없이 나열하는 형태의 블로깅과 퇴고없는 글은 읽는이로 하여금
짜증을 유도할 수 있으나, 올 한해도 간곡히 이해부탁드린다.